고이즈미 “믿을 곳은 미국뿐”

  • 입력 2004년 1월 28일 19시 04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사진)는 27일 “일본에 위기가 닥쳐도 유엔은 지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며 ‘믿을 곳은 미국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고이즈미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우부카다 유키오(生方幸夫) 의원이 “총리는 너무 미국편을 들고 있다”고 지적하자 대미 동맹관계를 중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에 위기가 닥쳤을 때 유엔은 유엔군을 투입해 침략을 막아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은 혼자 힘으로 평화와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미일안보조약을 통해 동맹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부카다 의원이 “유엔은 국제분쟁 해결기구”라고 다그친 데 대해서도 고이즈미 총리는 “장차 유엔을 모든 국제분쟁을 방지할 기구로 만들어야겠지만 현재는 그럴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기 수출 3원칙에 대해 “이 원칙을 지키려면 무기를 만드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개정 논의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1967년 제정된 무기수출 3원칙은 △공산권 △유엔이 금지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한 원칙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평화외교정책으로 평가돼 왔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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