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이와 관련, 28일 대표단을 인도네시아 등에 급파해 도살처분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농업부 관계자는 이날 “조류독감 방지를 위해 닭을 도살하는 문제는 많은 경제적 문제가 결부돼 있다”며 “(도살문제는) 농민들의 의사와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도살처분을 강제 시행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미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으로 닭을 도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도 시 당국이 감염지역 가금류에 대한 전면 도살을 거부해 중앙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방콕시는 50개 구(區) 가운데 두 곳을 조류독감 감염지역으로 선포했지만 도살처분은 사육 농가가 자발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쿠마라 라이 WHO 동남아지역 전염병 담당국장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얼마 남지 않은 선거와 도살처분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WHO 대표단은 먼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도살처분만이 조류독감 확산 방지의 최선책임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WHO는 세계 각국의 제약회사 및 연구소들과 회의를 가진 결과 11개 제약회사가 인체 감염에 대비한 백신 개발을 돕겠다고 제의했으며 이 백신 개발에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러스 전문가인 레오 푼 홍콩대 교수는 “이번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은 영하 70도의 냉동육 속에서 수년간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악성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금류 냉동육이나 냉장육에 대해서도 빨리 정밀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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