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급속한 국제화속 ‘전통문화 바로 세우기’ 열기 확산

  • 입력 2004년 2월 1일 19시 10분


‘서울 시내에 한복을 입은 한국인이 부쩍 늘어난다?’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어색한 모습이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과 해외 유학생들이 넘쳐나는 중국 상하이(上海)에는 최근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중국인이 크게 늘었다.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최근 “급속히 진행된 국제화 속에 중국인들이 자신의 문화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이 진행되면서 상하이에 전통의상과 고(古)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의상이 부활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은 2001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각국 정상들의 모습이 중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인들이 자신의 전통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2002년경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토산품 가게뿐 아니라 백화점에도 전통의상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2001년에 처음 선보인 대만제 전통의상은 현재 백화점을 중심으로 상하이 시내 7개와 중국 전국에 32개 점포를 가지고 있다.

상의나 원피스 1벌의 가격은 2000위안(약 30만원)으로 주요 고객은 부유 기업가 및 직장 여성들. 문양이나 버튼 등에 부분적으로 중국풍을 넣어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특히 인기다.

중국의 전통가구도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상하이 시내에서 7년째 고가구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원은 “2000년까지는 중국인 고객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약 5%까지 늘었다”며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거나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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