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년만에 최대 모의核戰 훈련

  • 입력 2004년 2월 1일 19시 10분


러시아가 이달 중순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모의 핵전쟁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이번 훈련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폭격기 순항(크루즈)미사일 등이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1982년 서방세계를 긴장시켰던 ‘7시간 모의 핵전쟁’과 비슷한 방식으로 육해공에서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지상에서 ICBM을 발사하고 북극지역을 비행하는 폭격기도 카스피해 부근의 목표물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한다. 바렌츠해의 핵잠수함에서도 ICBM이 발사될 예정이다. 바이코누르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는 군사위성을 발사하며 적의 미사일 공격 경보시스템과 미사일방어시스템도 점검한다.

TU-160 폭격기가 북대서양 상공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도 포함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훈련은 군사력 회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3월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군사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대테러 훈련의 일환’이라며 미국측에도 훈련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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