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후보는 현재 7개주에 대한 TV광고도 하지 않은 채 언론 보도에만 의존하고 있다. 7개주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최종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딘 후보는 1일 “각 주에서의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 대의원 수를 관리해 뜻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존 케리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예비선거에 이어 ‘미니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철저한 ‘실리 바둑’으로 대의원 표를 모아가면 최종 계가(計家)에서는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선거운동본부장을 사임한 조 트리피도 이날 TV 인터뷰에서 “딘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대의원 확보에서는 딘 후보가 앞서고 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각각 3위와 2위를 했는데도 딘 후보의 대의원 수는 케리 후보(94명)보다 많은 113명. 코커스와 예비선거에서 확보한 대의원은 딘 후보가 16명으로 케리 후보(33명)보다 적지만 이른바 ‘슈퍼 대의원’ 확보에서 97 대 61로 앞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체 대의원 4321명 중 당 지도부와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 선출직 인사들이 맡는 슈퍼 대의원 수는 801명. 나머지 3520명은 예비선거와 코커스에서 선출하는 대의원이다.
7월 26∼2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지명받기 위해서는 4321명의 과반수인 2161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퍼 대의원의 숫자가 결코 적지 않은 셈이다.
이는 딘 후보가 아직까지 케리 후보보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지를 더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딘 후보는 3일 ‘미니 슈퍼 화요일’ 선거 이후 군소 후보들이 사퇴해 경선구도가 자신과 케리 후보의 양자구도로 되면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현재까지는 케리 후보가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양자구도가 될 경우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바람직한 퍼스트레이디는▼
“로라 부시형이냐, 힐러리 클린턴형이냐.”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인 미국에서 바람직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놓고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의 부인들이 저마다 독특한 유형인 데다 특히 하워드 딘 후보의 부인 주디스 스타인버그 딘의 소극적인 선거전 참가가 토론의 계기가 됐다.
의사인 주디스씨는 남편이 12년 동안 버몬트 주지사로 재직할 때에도 자신의 일을 놓지 않았다. 남편의 선거운동에도 참가하지 않다가 아이오와주 코커스 막바지 유세에 몇 차례 동행했다. 이후 남편이 ‘엽기연설’로 위기에 몰리자 함께 TV 인터뷰에 나오는 등 지원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일을 계속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 토론의 핵심은 대통령의 부인이 자신의 직업을 가져도 되느냐는 것.
이에 대해 언론인 대니얼 크리텐던은 반대하는 입장. 그는 “퍼스트레이디는 필요할 때 남편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남편 곁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가 될 정도로 운 좋은 사람이라면 퍼스트레이디를 역사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숨겨진 권력’의 저자 캐티 마턴도 “대통령직은 혼자 해낼 수 없다”면서 “업무부담 때문이 아니라도 모든 사람은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영혼의 동반자가 필요하다”며 가세했다.
그러나 극작가 웬디 워서슈타인은 “대통령이 되는 직업이 한 가지가 아닌 것처럼 퍼스트레이디도 한 가지 역할만 있을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잡지 편집장 카트리나 반덴 휴벨은 “퍼스트레이디를 힐러리형과 로라형으로 나누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면서 “21세기에 맞는 새롭고 다양한 퍼스트레이디 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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