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다양화=6일 여성 채널 온스타일이 첫 방영하는 ‘심플 라이프’(금 오전 10·30)는 ‘현대판 공주’로 불리는 대부호의 딸들이 미국의 소박한 농가에서 체험하는 생활을 그린 리얼리티 드라마. 이 프로그램에는 실제 미국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과 팝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딸 니콜이 출연한다. 두 여성은 한달간 쇼핑을 못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2000달러짜리 하이힐을 사고 개인 헬리콥터로 저택에 돌아온다. 그러나 농가 생활에서 일곱 식구가 하나의 화장실을 사용하고, 50달러로 쇼핑을 하라는 말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영화채널 캐치온이 2일 첫 방영한 ‘러브 VS 머니’(매주 월∼목)는 ‘사랑이냐 돈이냐’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 명의 남성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15명의 여인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명은 100만 달러의 상금과 남자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에서 최종 우승자가 ‘돈과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하는 마지막회는 20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본 것으로 집계됐다.
4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온스타일의 ‘도전! 최고의 집’(매주 수 밤 10·30)은 서바이벌 집짓기 프로그램. 4쌍의 커플에게 같은 구조의 아파트와 같은 예산이 주어지고 12주 동안 리노베이션 작업에 들어간다. 경매를 통해 최고 가격으로 낙찰된 우승 커플은 10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Q채널이 13일 방영하는 ‘서바이버 8탄-올스타전’(매주 금일 오전, 오후 11시)는 리얼리티쇼의 원조격인 프로그램.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그동안 1∼7탄까지 시리즈의 우승자 등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왜 리얼리티인가=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저렴한 제작비와 높은 광고 효과로 미국 방송계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드라마와 쇼 오락 프로그램의 구조 개편이 일어나기도 했다. 출연진이 일반인이어서 출연료가 들지 않는데다 프로그램의 배경 무대에 각종 협찬품 등을 넣을 수 있기 때문.
한국언론재단의 백민수 국제교류팀장은 “이들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각본에 의해 펼쳐지는 드라마에 식상해 있는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어 국내 지상파에도 영향을 주었다”며 “그러나 ‘남녀 짝짓기’ 프로그램마저 식상하기 때문에 더욱 더 자극적이거나 감동을 상업화하는 형태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실련 김태현 미디어워치팀장은 “케이블 TV에서 다양한 장르가 편성되는 것을 엄격한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으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욕구를 극한까지 부추긴다는 점에서 물질만능 외모지상주의의 잘못된 가치관을 부여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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