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발전은 1970년대 말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이 뿌려놓은 ‘씨앗’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당시 엘리트 양성을 내세워 해외에 유학시켰던 인재들이 선진국의 노하우를 갖고 속속 귀국해 중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엘리트교육의 전통은 더욱 강화된 느낌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대학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한술 더 떠 중등교육도 서구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영어 강의와 토론이 보편화되고 있고 고등학교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를 방문한 우리 고교생 대표단이 중국 학생의 영어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외국어고가 아닌 일반 고교인데도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영어 구사능력도 한 수 위였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인들이 상하이에 갈 때마다 놀라운 변모에 충격을 받는다고 하는데 고교생까지 ‘상하이 쇼크’를 받은 셈이다. 정작 부끄러운 것은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이웃 중국에서 이런 엄청난 변화가 벌어지고 있음을 우리만 몰랐다는 점이 아닐까.
▷‘잠자는 용’에서 ‘떠오르는 용’으로 변신한 중국의 성장에는 ‘교육의 힘’이 큰 역할을 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고교생들이 받은 ‘상하이 충격’은 그 편린을 잠깐 엿본 것에 불과하다. 새 교육부총리가 ‘엘리트교육도 중요하다’고 애써 강조해야 할 만큼 우리의 엘리트교육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어느 사회든 엘리트를 존중하지 않고서는 번영에 이르기 어렵다. 남을 이기기 위해서는 긴 세월이 걸리지만 경쟁에서 뒤지는 건 한순간임을 명심해야 한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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