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류독감 베이징 위협…턱밑 톈진까지 북상

  • 입력 2004년 2월 10일 18시 47분


중국 조류독감이 9일 화베이(華北) 지방인 톈진(天津)까지 북상해 수도 베이징(北京)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농업부는 이날 톈진시 진난(津南)구, 후베이(湖北)성 마청(麻城)시, 윈난(雲南)성 안닝(安寧)시, 산시(陝西)성 화인(華陰)시 등 4곳에서 조류독감 의심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의 조류독감은 31개 성·시·자치구 중 절반에 가까운 14개로 퍼졌고 감염 및 의심 사례는 모두 3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남부와 서부지역에만 나타났던 조류독감이 화베이 지방까지 확산돼 베이징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대도시인 직할시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은 상하이(上海)에 이어 톈진이 두 번째다.

베이징 시정부는 이에 따라 가금류 농장 반경 3km 이내 총면적 28km²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의 일반농가가 사육하는 모든 가금류를 사들여 소독 등 예방 조치에 들어갔다. 또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가금류 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국무원 산하 조류독감방지 지휘부는 이날 지방 정부에 긴급 통지문을 보내 △자원을 조류독감 방지에 우선 배정하고 △발생 보고 및 방역, 예방백신 접종 등을 철저히 하며 △군, 단체, 기업의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지부 행크 베케담 대표는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사례가 아직 없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조류독감이 이미 사람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을 중국 보건당국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조류독감 사례를 모두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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