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소형 발전기를 들고 전기가 끊긴 가구나 상점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전기 행상들이 바그다드 등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영업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전기 행상들은 가구마다 월 20달러 정도의 돈을 받고 전기를 팔고 있다. 이동발전기의 연료와 수리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가 이익. 한 전기 행상은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월 500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AWSJ은 전했다.
임시 전기를 원하는 이라크인들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한 이라크 주부는 “밤에 갑자기 전기가 끊어지면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한다”고 했다. 한 이발사는 “손님의 머리를 말리던 도중 전기가 나가면서 드라이어를 쓸 수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식료품점 주인들은 전기 공급이 갑자기 중단돼 수백달러어치의 고기와 유제품을 내다 버려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기 행상들의 영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 종전 선언 직후 미국은 3∼4개월 안으로 전력 공급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시설복구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 한 이라크인은 “미국은 지난해 7월에 9, 10월이면 전기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 후 6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고 이제는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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