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총리 “위안貨 절상 당분간 안해”

  • 입력 2004년 2월 11일 18시 35분


10일 오전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갑자기 베이징(北京)에서 소집된 금융공작회의 때문이었다. 증시 주변에선 ‘중대발표설’이 나돌았다.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상 압력이 제기된 것과 관련, 중국이 모종의 발표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위안화를 평가절상하면 중국 기업의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주가는 오전 장 들어서자마자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회의 개막사는 급등하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원 총리는 “점진적으로 위안화의 환율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합당하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위안화 환율의 안정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환율 변동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발언 직후 주가는 미끄러지듯 떨어져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원 총리의 발언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9일 “이르면 다음달 위안화 가치를 5% 평가절상할 것”이라는 보도내용을 부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거듭된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기만 남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수출과 투자유치 증가, 핫머니 유입 등으로 늘어난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위안화를 시중에 풀면서 과열투자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에 연동돼 있는 위안화가 달러화 약세와 함께 더욱 저평가되면서 수출이익이 급감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6, 7월경 위안화 평가절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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