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안은 다음달 상원 표결에서도 통과가 확실시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9월 신학기부터 적용될 이 법안은 “프랑스 내 초중고교 내에서 명백히 종교를 상징하는 표지와 의복을 금지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동과 유럽에서는 이번 조치가 반이슬람 감정을 조장하는 일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 정치운동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2인자 모하메드 하비브는 “이번 조치로 프랑스의 이미지는 아랍과 이슬람지역에서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은 법안 통과가 불러올 반이슬람 감정을 우려하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FP통신은 인도 신문 ‘타임즈’를 인용해 금주 말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할 때 시크교도들의 거센 항의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프랑스산 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학생 시위가 있었다.
히잡 금지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기 전부터 프랑스에서 이슬람 여성들은 여러 차례 시위를 벌였으며, 10일에는 유럽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국제 헬싱키연맹’이 프랑스의 법안 통과를 ‘인권침해’로 규정하며 우려를 표명하는 등 파문이 계속돼 왔다. 한편 독일에서도 이날 서부 헤센주에서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이 이슬람교 공무원들의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주의회에 제안해 유럽에서 ‘히잡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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