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휠체어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니까요. 평소 친분이 있는 김수흥 NHK 서울지사장이 부탁해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김씨는 “60년대에 일본에서 스모 도장에 두세 번 가 봤는데 잡탕처럼 생긴 음식을 먹던 우람한 선수들이 기억난다”며 “스모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일본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자료를 팩스로 받았다. 이틀 동안 열심히 공부하겠다”면서 껄껄 웃었다.
김씨는 NHK의 이세노 우미 스모 전문해설위원과 함께 보조 해설자로 나서 2시간여 동안 일본어로 방송할 예정. NHK는 스모의 첫 한국 공연에 맞춰 타계한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문하생이자 ‘오키 긴타로’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잘 알려진 김씨를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도산은 프로레슬링을 시작하기 전에는 최상위급인 요코즈나 바로 아래 등급인 오제키까지 오르는 등 스모 선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57년 일본으로 건너가 역도산에게 프로레슬링을 배운 김씨는 63년 세계태그챔피언을 차지하고 67년엔 세계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한국프로레슬링의 ‘살아 있는 전설’. 그는 은퇴 후 운동 후유증에 고혈압, 노환까지 겹쳐 최근 10여년 동안 병상을 떠나지 못했다. 94년 1월 귀국한 그는 현재 서울 노원구 하계동 을지병원에 입원해 있다.
“여기저기 관절이 좋지 않고 고혈압도 조심해야 하지만 병원에서 잘 돌봐줘 최근에는 복도를 걷는 운동도 합니다. 한달에 두세 차례 후배 프로레슬러인 이왕표의 체육관을 방문하며 소일했는데….”
오랜만의 외출을 앞둔 김씨는 어린아이처럼 들뜬 모습이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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