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체보다 省과 경쟁력 갖춰야 ▼
중국의 경제개발·국가현대화사업은 국내에서 시작됐지만 성공의 기틀은 외자 유치에 있었다. 지금 중국은 미국 영국 베네룩스3국 독일 다음의 다섯 번째 외자 유치국이지만 금명간 미국 다음의 2위 국가로 약진할 것이다. 중국이 외자 유치에 성공하는 것은 싼 노임만이 아니라 우수한 기업환경 즉 시장원칙의 존중, 기업 우대의 세제(稅制), 높은 법치주의 수준 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중국은 선진국 경제에 들어서 있고 궁극적으로 중국식 시장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력에 힘입어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150년 동안의 피해의식을 벗어버리고 강대국 사고(great-power mentality)에 입각한 능동적 외교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선린(善隣)외교를 통해 인접국과의 국경선 분규를 협의 해결했으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들과는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초강대국인 미국에 맞설 만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아시아의 헤게모니 국가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국가과제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첫째, 중국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첫 번째 교역 상대국이 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사실상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한중일 3국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 규정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 자본과 기술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는 엔진 역할을 하면서 교역과 투자에서 아시아의 허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중국 전체와 절대액에서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중국의 성(省)별 지방경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즉 중국의 지방경제권과 경쟁해야 한다. 투자환경과 경영능력, 과학기술에서 우리가 앞서가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둘째,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을 바르게 평가하면서 중국과 외교 협력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중국은 강대국 외교의 맥락에서 주변 중소국가들이 대량살상무기를 소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 지역을 핵무기 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 핵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가 아니라 경제개발에서 안전보장을 구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도 한중간에 끊임없는 협의와 협력이 있어야 한다. 통일의 지혜, 통일한국의 위상에 관해서도 중국과 끊임없이 협의해야 한다. 이것이 외교의 힘이다. 우리는 중국과의 협의 협력 수준을 미국과의 협의 협력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北에 대한 영향력’ 외교협력 절실 ▼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호존중과 신뢰에 입각한 한중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상호존중과 신뢰는 법과 규범을 존중하는 데서 온다. 폭탄주 마시고 형제의 의를 맹세하는 것만 갖고는 안 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이 어김없이 세금 내고 근로자를 존중하는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높은 수준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의 존경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국내의 법치주의, 그리고 경제 경쟁력이 대중(對中) 외교를 뒷받침하는 힘이다.
홍순영 syhongseni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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