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네트워크’ 문답]“北-리비아-이란 核암시장 수혜국”

  • 입력 2004년 2월 13일 18시 54분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중심으로 한 핵기술 암거래 네트워크는 마음만 먹으면 핵기술을 통째로 구할 수 있는 ‘백화점’ 방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외교협회는 12일 칸 네트워크의 실체와 향후 암거래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했다.

Q:칸 박사 체포는 핵 암거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암거래 시장은 현저하게 약화되고 거래도 당분간 지하화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래되지 않아 다시 암거래가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Q:핵 암거래 시장의 수혜자는 누구였나.

A:파키스탄 북한 리비아 이란이다. 파키스탄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북한에 핵 기술을 전달했다. 리비아는 엄격한 제한을 받는 품목인 원심분리기와 미사일 탄두 설계도를 턴키방식으로 얻었다. 이란은 농축우라늄 공장을 불법으로 건설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들도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를 증명하지는 못했다.

Q:아직도 핵물질을 손에 넣을 수 있나.

A:아마 가능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옛 소련이 보유한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 600t이 절도 또는 판매를 통해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여러 국가가 부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Q:칸 박사의 네트워크는 과거의 확산 네트워크와 어떻게 다른가.

A:과거에는 핵 부품을 조각으로 구입해 조립했다. 그러나 칸 박사는 이런 모든 방식을 바꿨다. 고도로 집중된 ‘대형할인점’을 만들어 기술적 조언은 물론이고, 부품 및 고객까지 한꺼번에 조달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 네트워크의 놀라운 효율성에 대해 ‘개별적 확산의 월마트’라고 불렀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있는 핵시설은 무기시장의 고객들에게 24시간 기술을 지원하고 안내책자를 제공했다.

Q:이후 누가 핵 기술을 구입하려 할까.

A:핵 비확산 국가들에 퍼진 농담 중에는 “누가 핵을 확산하려 하는지 알려면 칸의 여행 스케줄을 따라 가라”는 것이 있다. 그가 여행한 국가들이 잠재적인 핵 확산 의혹국가라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시리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이집트 등이 잠재적인 대상이다.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도 포함된다.

Q:전모를 어떻게 밝혀냈나.

A:미국과 파키스탄 당국은 ‘전형적인 수사기법’을 동원했다. 칸 박사의 여행기록과 전화 통화기록, 자금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 연설에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이 네트워크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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