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각은 단순했다. “한국의 야구팬이 이승엽 선수의 일본 내 활약을 좋은 조건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해외 중계권 경쟁에 나섰다”는 것.
일본의 관련 업계는 무명인 그가 수억엔(수십억원)짜리 중계권을 따내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이미 2001년 시즌에 구대성 선수의 오릭스팀 중계권도 딴 일이 있다. 당시에는 구 선수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해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선동렬 말고는 일본에서 성공한 야구선수가 없다시피 합니다. 그만큼 야구 환경이 다릅니다. 선동렬도 첫해에 고생을 많이 했지요. 이승엽 선수도 올해는 욕심 부리지 말고, 행동으로 열심히 해주기만을 기대합니다.”
구단측과 중계권을 협상할 때는 시합마다 출전할 수 없는 투수보다는 타자의 ‘몸값’이 비싸기 마련. 김 사장은 이번에 롯데 팀과 선수들의 헬멧에 부착하는 광고권 등도 따냈다.
“중계용 인공위성 임대 등이 마무리되면 KBS, MBC, SBS 3사와 공동중계 협상을 할 생각입니다. 헬멧 광고 등도 일본기업보다는 가급적 국내기업에 주고 싶습니다. 일본 TV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니까요.”
롯데팀 선수 헬멧, 전광판, 스케줄표 등에 독점광고권을 갖는 기업은 1억∼1억3000만엔(약 10억∼13억원)을 부담한다.
김 사장은 20여년 전 일본에 유학해 학교를 마친 뒤 방송 기술자, TBS 보도국 기자 등을 거친 뒤 회사를 차렸다. 월드컵 공동개최를 전후한 한일문화교류 등 특수로 자리를 굳혔고 현재는 도쿄에 2군데의 사무실과 서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양 사람들은 흔히 ‘한국 친구 10명 얻기보다 일본 친구 1명 얻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일본 관련 사업을 하려면 양국의 문화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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