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부시 VS 反부시 “헤쳐모여”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14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감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인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올해 대선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선거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민주당 지지자들의 부시 대통령에 대한 태도는 그냥 싫어하거나 반대하는 정도가 아니다. “부시가 아니면 누구라도 좋다(ABB·Anybody But Bush)”는 수준을 지나 “부시를 이긴다면 강아지한테라도 투표하겠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전체의 25% 정도 나오지만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 이상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분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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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프랭크 런츠는 “민주당이 지금보다 더 단결했던 때를 본 적이 없으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단결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화 민주 당원들간의 정치적 양극화 수준은 1998년 9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논란 때보다 더 심하다고 퓨 리서치 센터 앤드루 콜 소장은 평가했다.

▽반(反)부시 감정의 원인=테리 홀트 부시 대통령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이 부채질한 것으로 핵심 열성당원들에 국한된 것이며, 부시 대통령의 성공에 따른 민주당측의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2000년 대선 때 일반국민투표에서 지고도 선거인단선거에서 이겨 당선된 데 대한 반감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됐고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런 책들이 최소한 25권 정도 나올 것이라고 USA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스티브 포브스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이에 대해 진보주의자와 좌파의 조직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에 미칠 영향=정치 분석가들은 반(反)부시 현상의 강화가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투표율을 높일 것이라는 점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겠지만 무당파 유권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96년과 98년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반감이 오히려 클린턴 대통령을 돕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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