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분리장벽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지난해 12월부터 남쪽 예멘 접경에 장벽을 세우다 최근 중단했다. 당초 사우디는 1800km가 넘는 국경을 따라 시멘트를 채운 관 형태의 장벽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사우디는 예멘으로부터 바주카포 다이너마이트 수류탄 탄약 등이 밀반입돼 테러에 사용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지난해 사우디에서는 연이은 테러로 50명이 넘게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그러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최근 사우디를 방문해 국경 검문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자 장벽 건설을 일단 중단했다.
태국도 보안장벽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는 19일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부 3개 주에 콘크리트 장벽 건설을 지시했다. 비용만 km당 200만바트(약 1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남부 3개 주는 주민의 85%가 이슬람교 신자로 불교 국가인 태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려는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테러범들이 말레이시아로 도주했다가 다시 잠입하곤 해 차단 장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사상 유명한 장벽으로는 베를린 장벽과 만리장성 등이 꼽힌다. 1961년 40여km 길이로 건설된 베를린 장벽은 20세기 냉전의 대표적 상징물이었으나 동독의 붕괴와 함께 1989년 11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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