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州 “동성결혼 증명서 무효처리 방침”

  • 입력 2004년 2월 24일 18시 2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샌프란시스코시가 3200여쌍에게 발급한 동성 혼인증명서를 무효처리할 방침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주 동성결혼을 비난한 데 이어 빌 로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23일 “법원이 조만간 샌프란시스코시의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이달 12일부터 발행된 혼인증명서를 무효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혼을 남녀간의 결합으로 정의한 캘리포니아주 헌법에 따른 것. 캘리포니아주의 출생 사망 및 결혼신고를 접수받아 관리하는 주 기록국은 현재 동성 혼인증명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성인 2004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비율은 50%, 찬성하는 비율은 44%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 2주간 3227건의 동성간 혼인증명서를 발급해 온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번 주 들어 전화예약자에 한해 하루 56쌍의 동성 결혼을 주재하기 시작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시의 동성결혼 인정에 따른 파장은 미국 전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버지니아주 유타주 텍사스주 등 일부 주는 샌프란시스코에서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동성결혼 반대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뉴멕시코주의 샌도벌 카운티에서는 20일 경찰의 봉쇄가 시작되기 전 66쌍이 기습적으로 동성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3대도시중 하나인 시카고에서는 리처드 댈리 시장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려는 쿠크 카운티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혼인증명서 발급을 지시하려다 여론에 밀려 이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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