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스티글리츠 “세계화, 개도국 삶 개선못해”

  • 입력 2004년 2월 25일 18시 01분


“대부분 세계화 정책들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에 기여하지 못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가 또다시 세계화 신봉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25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칼럼에서 “국가는 갑작스러운 경제 변화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주지만, 세계화가 이런 국가의 기능을 해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의 주장은 24일 국제노동기구(ILO)가 내놓은 세계화 관련 보고서와 맥을 같이한다. 스티글리츠 교수가 공동 작성자로 참여한 이 보고서의 요지는 세계화가 더 나은 미래와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칼럼은 선진국도 세계화로 인해 고통받는다고 지적했다. 아웃소싱이 늘고 저가품이 수입되면서 실업자가 늘었다는 것. 하지만 선진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결국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 큰 타격을 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런 세계화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경제 원조’와 ‘공평한 거래’를 제시했다.

그는 “빈국(貧國)들은 세계화된 시대에 경쟁해 나갈 힘이 없기 때문에 국제기구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경제자유화를 이끄는 기구들이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도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하지만 세계화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면 세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경제 발전도 이룰 수 있다”며 “모든 국가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진정한 세계화”라고 결론 내렸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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