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참회기간인 '재(灰)의 수요일'에 맞춰 개봉된 이 영화는 그리스도교 신자나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영화팬이 몰리는 등 인기가 폭발했다.
첫날 수입은 집계되지 않았는데 온라인 영화표 판매회사인 팬당고닷컴은 '수난'이 최근 예매표 판매량의 70%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업계는 깁슨이 자기돈 25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이 영화가 개봉 첫주말에만 3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성서영화로는 최대의 히트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수(짐 캐비즐)가 십자가에 달려 죽기 전 12시간의 고통을 담은 이 영화는 지금은 사라진 고대 아랍어와 라틴어로 제작됐으며 미국에선 영어자막으로 상영됐다.
깁슨이 감독과 제작, 공동 각본을 맡은 이 영화는 반(反)유대주의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한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작 영화평론가들은 이런 점보다는 '지나치게 폭력적'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예수의 최후 행적을 부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영화평론가인 시카고 선 타임스의 로거 에버트는 "126분간의 영화 가운데 100분이 고통과 죽음에 관한 장면"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이 본 영화 중 가장 폭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감독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성과 자본을 투자했으며 나는 그것을 영화에서 찾아낸다면 그것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별4개 등급을 매겼다.
뉴욕 타임스는 이 영화가 절반은 공포영화이며 절반은 폭력영화라면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이나 '킬 빌'에 견주었다. 유대인이 운영하는 뉴욕 타임스는 이 영화의 반 유대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유대인의 극악무도함에 대해 원전자료 이상 묘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아침 캔사스주의 한 영화관에서는 57세의 여자 관람객이 심장발작을 일으켜 결국 사망한 일도 있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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