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계열사 정보대량유출로 시련

  • 입력 2004년 2월 26일 14시 47분


일본 인터넷업계의 '황제'인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사장이 최근 계열사 '야후 BB'의 고객 정보 대량 유출 사건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최대 가입자를 자랑하는 '야후BB'의 지주회사로 손 사장이 대주주이다. 손 사장은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선점한 끝에 최근 재기의 발판을 갖추게 됐다.

사건은 25일 일본 경찰 당국이 도쿄 시내 '야후BB' 한 대리점의 사장 등 3명을 공갈미수혐의로 체포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이들은 1월 21일 소프트뱅크 중역에게 고객 138명분의 정보가 인쇄된 서류를 보여주며 "고객정보가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면 합작회사에 20억∼30억엔을 투자하라"고 협박했다. 26일 경찰은 이들 사무실에서 야후BB 고객 460만명 분의 정보가 담긴 DVD를 찾아냈다. 고객 정보가 담긴 회사 컴퓨터가 해킹당한 적이 없어 내부관계자가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과 별도로 소프트뱅크 자회사에서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고객정보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30대 임시직 사원 한 명도 수십 만 명분의 고객 정보가 담긴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소프트뱅크에 100만엔(1000만원)을 요구하다 25일 체포됐다.

한편 고객 정보 유출사건이 터진 25일 도쿄증시에서는 소프트뱅크 주가가 상당폭 하락했으나 26일 개장과 함께 반등세를 기록하는 등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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