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全人大 5일 개막]‘합법적 사유재산 보호’ 명시할듯

《중국 제4세대 지도부 출범 1년을 평가할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2차 회의가 5일 개막돼 14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체제의 국정 방침을 처음 공식 개진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인대의 초점은 사유재산 보호 등을 명문화할 헌법 수정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첫 정부 공작보고. 지난해 1차 회의에서 지도부 인사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고위급 인사의 변동은 없다. 회의 준비를 위해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보시라이(薄熙來) 전 랴오닝(遼寧)성장이 상무부장에 임명됐을 뿐이다. 1978년 이후 26차례 열린 전인대의 평균 회기는 14.5일. 이번에는 10일로 줄었다. 회의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비를 절감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개혁개방 헌법’ 4번째 수정▼

‘개혁개방 헌법’으로 불리는 1982년 헌법을 네 번째로 수정한다. 전인대 헌법개정 소조는 법치국가 정신과 공민의 권리보호 강화 등을 담은 14개 수정 조항을 이미 마련했다. 핵심 내용은 사유재산권 보호 조항의 신설.

현행 헌법 제12조는 ‘사회주의의 공공재산은 신성불가침하다’고 규정해 조직이나 개인이 공유재산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합법적 재산에 대한 보호 규정은 없다.

이번에는 ‘개인의 합법적인 사유재산은 침해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새로 삽입할 예정이다.

그 전제로 헌법 제11조의 사영경제에 대한 개념도 강화된다. ‘사영경제는 사회주의 공유제 경제의 보충’(1988년)→‘비공유제 경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 구성 부분’(1999년)으로 수정됐던 이 조항이 이번에는 ‘국가는 비공유제 경제의 발전을 고무 격려 지지한다’로 발전하게 된다. 이로써 중국 헌법은 자본주의 색깔이 더욱 짙어진다.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이 제창한 ‘3개 대표론(공산당이 노동자 농민, 사영기업가, 지식인의 이익을 대표)’도 헌법 전문에 삽입된다. 이는 역으로 후진타오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진타오가 “3개 대표론의 최종 목표는 당과 인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장쩌민 개인보다는 당 전체의 사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법치국가라는 점과 공민의 권리 보호를 명확히 하는 조항도 신설된다. 토지 수용은 합법적 절차에 따르고 반드시 보상을 하며 현재 도시와 농촌으로 엄격히 구분된 호구(戶口) 제도도 완화해 거주 이전의 자유를 어느 정도 보장하게 된다.

이밖에 공권력으로부터 시민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하는 인권보호 규정과 사회보장 규정도 대폭 보완될 예정이다.

▼원자바오총리 국정보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첫 정부 공작보고에서 ‘과학적 발전관’이라는 새로운 경제 사회 발전 개념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선부론(先富論·동부 연안을 먼저 발전시킨 뒤 내륙으로 확대)’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도시와 농촌, 지역간 계층간 빈부격차라는 모순이 드러난 만큼 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 총리의 보고는 ‘성장에서 분배로’의 궤도 수정을 모색하는 각종 방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농(都農)간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3농(농민 농촌 농업)’ 문제에 대한 처방에 집중할 전망이다. 농업세 감면, 중앙 재정지원 확대, 농촌금융 개혁, 취업교육 확대, 농촌 주민의 도시 이전 허용 등이 골자다.

농촌 파괴와 유동인구 급증에 따른 사회 불안 등 농촌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올해 1월 1일 ‘1호 문건’을 하달해 농민 소득증대에 당의 최대 역점을 두도록 한 것도 그 일환이다.

부정부패 척결 의지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갈등을 조장할 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존립 기반을 흔들 만큼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원 총리는 특히 최근 중국 공산당이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위원까지 비리 척결 대상에 포함시킨 ‘당내 감독조례’를 제정한 것을 계기로 중앙 및 지방 관리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찰에 나설 뜻을 밝힐 예정이다.

양안 관계에서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추구하되 대만의 독립만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마카오의 경제발전을 위해 중국의 사회보장기금을 대폭 투자하는 방안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黨-정부결정 추인 최고권력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全人大)〓1954년 헌법 제정시 설립된 명목상의 중국 최고권력기관. 당과 국무원(정부)의 결정을 추인하는 형식적 의사결정기구. 대표는 성(省), 자치구, 직할시, 인민해방군 등 선거로 선출. 임기 5년(제3기까지는 4년). 헌법 개정권, 법률 제정권, 국가주석 선거 및 파면권, 국무원 총리·위원·각 부장(장관) 인준권, 예산 심의·승인권 등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