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은 “한국군 파병에 앞서 축구를 통해 이라크와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기에는 한국과 이라크의 정부 관계자들과 파병부대 장병 및 가족과 친지 등이 초청될 예정이다. 한국과 이라크가 축구경기를 갖는 것은 19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후 11년 만이다.
이라크 축구는 한국 팬에게 라이벌이자 고마운 상대로 각인돼 있다.
첫 대결은 72년 5월 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컵축구대회에서 이뤄졌다. 결과는 0-0 무승부. 이 경기를 포함해 70년대에 벌어진 6차례 대결에서 한국은 3승3무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오일달러를 배경으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급성장한 이라크 축구는 한국을 추월했다. 82년 3월 7일 친선경기에서 한국을 3-0으로 누른 이라크는 80년대 5차례 대결에서 한국을 2승2무1패로 앞섰다.
아시아를 주름잡던 이라크 축구도 90년대 들어 유엔의 경제제재로 석유수출이 막히면서 지원이 끊겨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통산전적에서 4승9무2패로 이라크에 앞서있다.
이라크 축구가 한국 축구팬에게 고마운 존재로 각인된 것은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때. 당시 한국은 숙적 일본에 밀려 월드컵 본선 진출이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이라크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일본과 2-2로 비기는 바람에 일본을 골득실 차에서 제치고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던 것.
한국 프로축구에서 뛴 이라크 선수도 있다. 96년부터 2001년까지 안양과 포항에서 뛴 아바스 자심(31)이 그 주인공이다. 미드필더였던 그는 130경기에 출전해 15골,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라크 축구는 전화(戰禍)를 딛고 출전한 지난달 19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