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아이티를 떠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머물고 있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군 요원이 ‘아이티를 떠나지 않으면 살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해 어쩔 수 없이 아이티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인 요원과 백인 군인들이 밤에 몰려왔으며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을 미국에 의한 ‘납치’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사임은 아리스티드 자신의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그는 납치된 일이 없으며 자발적으로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은 한 미국 관리의 ‘사적인 확인’이라며 “아리스티드가 아이티를 떠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반군으로부터 그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당시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 40km 지점까지 진격한 뒤 공격을 일시 중지하고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체포하거나 사살할 것”이라고 압박했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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