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업계 현실을 무시한 판결이 계속된다면 연구기지를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기억저장장치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 도시바(東芝)의 전직 사원이 이 회사에 대해 10억엔(약 100억원)의 발명대가를 요구하는 소송을 2일 도쿄지법에 제기했다.
소송 당사자인 마스오카 후지오(舛岡富士雄·60) 도호쿠(東北)대 교수는 “재직시 발명품을 회사가 특허 등록해 1000억엔(약 1조원)을 번 만큼 발명공로 20%를 인정해 200억엔을 보상받아야 한다”면서 우선 일부로 10억엔을 청구했다. 그는 전원이 꺼지면 기억내용도 사라지는 종래 기억장치용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플래시 메모리’를 1980년 발명했다. 비연구직이었던 그는 근무시간 뒤나 휴일 등 개인시간을 이용했으며 87년에는 다시 신형을 개발해냈다.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도시바, 특허권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 등 2개사가 독점하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는 1조5000억엔(약 15조원). 그가 발명특허권을 회사에 넘기고 받은 보상금은 ‘자동차 1대 값’ 정도로 알려졌다.
마스오카 교수는 2002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 표지에 ‘플래시 메모리의 아버지’란 제목으로 소개된 인물. 일본인으로 포브스 표지인물이 된 사람은 그와 최근 200억엔(약 2000억원)의 발명 대가 판결을 받아낸 청색 다이오드 발명자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49·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 교수 둘뿐이다.
마스오카 교수는 “연구업적에 대한 사회의 정당한 평가를 원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돈을 청구하는 형식이 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최근 일본의 발명 대가 소송 | ||
피고 | 청구액 | 판결액 |
히타치제작소 | 97 | 3.5(2002년1심) |
니치아화학공업 | 2000 | 2000(2004년1심) |
히타치금속 | 9 | 1.2(2003년1심) |
아지노모토 | 200 | 18.9(2004년1심) |
히타치제작소 | 25 | 18.9(2004년2심) |
캐논 | 100 | (재판중) |
미쓰비시전기 | 20 | (재판중) |
도시바 | 100 | (2일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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