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빙상스타 에릭 하이든 美팀닥터로 방한

  • 입력 2004년 3월 8일 19시 12분


전설적인 빙상스타 에릭 하이든(46·미국)이 한국을 찾았다.

하이든은 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관왕.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동계 스포츠맨이 바로 그다.

그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12일부터 사흘간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2004 세계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의학을 전공한 그는 미국팀의 팀 닥터로 왔다.

하이든은 70, 80년대 국내 최고의 선수 이영하(48)와의 대결로 국내 빙상팬에게도 낯익은 인물. 76년 이탈리아 마돈나 디 감필리오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당시 경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영하는 3000m와 5000m에서 하이든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며 빙상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당시 하이든은 1500m에서만 이영하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들의 재대결은 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성사될 뻔했다. 그러나 이영하가 경기 당일 오전 연습 때 트랙을 돌다가 미끄러져 코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라이벌전은 무산됐다. 이영하가 출전했더라면 전설 같은 하이든의 5관왕 등극은 이뤄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는 하이든은 “비행기를 탈 때부터 이영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며 “방문기간 중에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영하는 정말 무서운 선수였다”며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무서운 표정을 짓는 연습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선수로 정점에 있던 80년 현역에서 은퇴한 하이든은 요즘은 사이클을 즐긴다. 이번 방문길에도 자전거를 갖고 와 팀 훈련시간 외에는 북한산 인근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탄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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