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청은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대(對)중국 해상봉쇄에 맞서 독자적인 잠수함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EEZ를 침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관리는 “대만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교육부 소속 해양탐사선 ‘둥팡훙(東方紅)2호’는 7일 일본 EEZ 내인 오키나와 동쪽 미나미다이토시마(南大東島) 인근 해역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다 해상자위대에 발견돼 퇴거 조치됐다. 발견 당시 이 선박은 바다 속으로 음파를 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둥팡훙2호는 지난달 17일 니시노시마(西之島) 앞바다에서도 음파 발신을 시도하다 긴급 출동한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에 의해 EEZ 밖으로 쫓겨났다. 1월 초에는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의 탐사선 2척이 일본과 대만간의 경계수역에서 5차례 조사활동을 벌였다.
중국의 해양탐사선이 올해 일본의 EEZ를 침범한 횟수는 11차례로 작년 1년간의 8건을 이미 넘어섰다.
일본 방위청은 탐사선이 적발된 해역의 수심이 5000m로 잠수함이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쉬운 전술적 요충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방위청 관계자는 “대만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국이 이 일대에 잠수함을 배치하면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초 중국에 탐사활동 중단을 촉구했는데도 계속되자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 외무차관은 “불법 탐사에 좀더 엄격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해 이 문제가 양국간 새 외교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관리는 “중국은 제3국의 개입이 없고 엄청난 비용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대만을 점령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개입하면 중국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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