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1989년 전액 출자해 세운 '디지털 이미지 은행'인 코비스(Corbis)는 지난해 1억4000만 달러(약 1642억여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포브스가 11일 전했다. 이는 광고업계 침체를 극복하고 전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올해도 20%의 수익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창립 이후 14년간 코비스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기간 동안 일반인들은 코비스를 세계 최고의 부호인 빌 게이츠의 취미 사업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2억 달러(약 2346억원)를 쏟아 부어 모나리자와 같은 명화의 디지털 판권을 사들였다. 이후에도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혀를 빼물고 있는 사진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오보를 낸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을 들고 있는 사진 등을 확보했다.
빌 게이츠의 투자로 코비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각종 디지털 이미지는 상업용을 비롯해 연예 스포츠 예술사진 등 총 7000만장에 이른다. 코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20억 달러(약 2조3460억원)에 이르는 세계 이미지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종전에는 사진을 물색해 주문해 전달받는데 며칠이 걸렸지만 지금은 불과 몇 분 만에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화질도 점차 개선돼 종이로 된 사진을 직접 건네받는 것 못지않은 수준으로 나아졌다.
현재 이미지 시장에서 코비스에 맞설 수 있는 기업으로는 석유재벌 케티가문의 '게티 이미지'가 꼽힌다. 그러나 게티 이미지가 보유한 이미지는 코비스의 절반 수준인 3000만장에 불과하다.
빌 게이츠는 "코비스가 지난해 거둔 실적은 과거에 쏟은 노고의 결과"라며 "나는 지금까지 이룬 것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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