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군은 한국군과의 공동 주둔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키르쿠크 공항뿐만 아니라 키르쿠크주(州)의 최대 마을로 한국군이 배치될 예정지인 하위자 등에서도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군의 이 같은 방침은 한국이 파견부대의 성격을 ‘재건지원부대’로 규정하면서도 독자관할권을 주장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돼 한국군 파병 성격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파병을 불과 1개월 앞둔 시점에서 파병 일정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미군의 공동작전 요구=현지의 한 소식통은 10일 “지난달 25일부터 이라크를 방문한 한국군 대표단이 파병부대가 가져갈 장비 등을 설명하자 미군측은 그 정도로는 저항세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군이 탱크와 전투헬기 등의 장비를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냈다는 것.
다른 소식통은 “미군은 한국군이 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되는 하위자 등 취약지역에서 계속 주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동 주둔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민=미군의 요구는 우리 국회가 승인한 파병동의안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평화재건 활동에 국한시킨 우리 군의 파병동의안 취지를 감안하면 탱크나 전투헬기보다는 건설장비를 가져가야만 한다. 전투장비를 늘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반전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국방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김장수(金章洙) 합동참모본부 작전참모본부장은 11일 “미군이 이달 초 ‘하위자 지역 주변의 햄림산맥 등에 적대세력이 은거해 있다’며 일부 병력의 하위자 잔류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이번 요청은 미군 실무진이 제기한 것으로 국방부는 미군 수뇌부에 공식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미군이 어떤 형태로든 한국군 책임지역(하위자)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면 한국군 파병부대에 대한 테러공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이라크파병사단 부대歌 제정▼
육군은 11일 육군본부 이세영(李世泳) 중령의 노랫말에 한양대 최영섭(崔永燮) 명예교수가 곡을 붙인 이라크평화재건사단(자이툰 부대)의 부대가(歌)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142편의 공모 가사 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부대가는 ‘평화와 재건 위해 일어선 우리’ ‘쿠리(아랍어로 한국) 쿠리 넘버 원’ 등의 구절로 자이툰 부대의 평화 재건 역할을 강조했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부대가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들을 수 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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