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차질 예상”=다음달 7일로 예정된 선발대 출발은 불가능해졌다. 국방부는 “미국과 협의해 제3의 지역을 결정하면 현지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재두 연구위원은 “파병지의 민족 및 종교구성이 달라진 만큼 군부대의 훈련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후세인 지지층인 소수의 수니파가 실권을 장악했던 키르쿠크와 박해받던 시아파가 지배하는 남부지역은 ‘딴 세상’이라는 설명이다.
또 현지문화를 설명한 훈련교본도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일단 파병부대원의 교육은 예정대로 4월 말까지 끝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물자와 병력의 수송을 위한 화물선 및 비행기를 새로 확보해야 한다.
파병 일정은 파병 지역이 어느 곳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군이 담당하는 북부 탈아파르, 콰야라 지역이라면 예상보다 빨리 파병 일정이 재조정되겠지만 폴란드 사단 내 스페인군과 이탈리아군이 담당하는 나자프 및 나시리야의 경우 연합군의 내부 조정이 필요해 최대 2개월간 파병이 연기될 수 있다.
나자프로 결정되면 스페인의 6월 말 철수 방침에 맞춰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한국군 선발대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한편 KIDA의 전경만(全庚萬) 박사는 “치안유지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키르쿠크보다 후세인에게 박해받아 낙후된 새 파병지가 지원효과를 거두기에 더 낫다”는 견해를 밝혔다.
▽키르쿠크 사후처리 필요=한국 정부는 새 파병지와 키르쿠크를 동시에 지원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키르쿠크의 민심을 잡기 위해 주지사까지 서울로 초청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면담도 마련했다.
당시 주지사 일행은 도로 전기 배수시설 등을 요청했다. 키르쿠크 정부의 요청을 ‘나 몰라라’할 경우엔 눈앞의 이익만 좇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키르쿠크 지원을 준비해온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는 “이미 약속한 컴퓨터 의약품 및 굴삭기 등 중장비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OICA가 키르쿠크 지원을 위해 2월에 신청한 예비비도 새 파병지역에 현지답사를 다녀온 4월 이후에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국회를 통과한 파병동의안에 따르면 파병기간은 12월 말까지다. 따라서 늦은 파병으로 파병기간 자체가 짧아진 만큼 파병부대가 해를 넘겨 이라크에 주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17대 국회의 파병기간 연장 동의가 필요해 파병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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