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1년2개월 동안 복역한 프리랜서 사진기자 석재현(石宰睍·34·경북 경일대 강사)씨가 19일 오후 5시반 귀국했다.
석씨는 이날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팡(유坊)교도소에서 가석방된 뒤 칭다오(靑島)에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옥바라지를 했던 부인 강혜원(姜惠媛·38)씨와 함께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머리를 삭발당해 검은색 모자를 눌러 쓰고 귀국한 그는 “너무나 간절히 기다렸던 시간이었으나 갑자기 석방 결정이 내려져 당황스럽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징역 2년을 선고받았을 때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어소통이 되지 않는 등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가 힘들었다”며 “체중이 10kg 정도 줄었지만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법원에 대해 “나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문제 등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라며 “중국의 조치를 이해하지만 인권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는지 잘 모르겠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며 “정부가 탈북자를 포함한 북한동포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탈북자를 돕기 위한 활동을 계속 벌여 나갈 것”이라며 “5월 1일부터 미국 워싱턴의 프레스센터에서 탈북자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씨는 지난해 1월 산둥성 옌타이(煙臺)항에서 배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탈출하려던 탈북자들을 지원하다 붙잡혀 중국 법원에서 징역 2년에 벌금 5000위안(약 75만원)을 선고받았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