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WTO 규정위반” 제소…통상압력 본격화

  • 입력 2004년 3월 19일 19시 09분


중국을 향한 미국의 통상 및 위안화 절상 압력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18일 중국의 반도체산업 과세 차별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했다. 미국 대선 전까지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중국은 미국의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의회 일각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통상압력=미국의 제소는 중국이 2001년 12월 WTO에 가입한 후 처음 있는 일.

중국은 반도체 생산업체에 17%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제조된 제품은 14%를 환급해 줘 사실상 3%의 세율만을 적용한다. 미국은 부가세 환급조치가 중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부당한 특혜라고 주장해 왔다.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기업들은 중국 업체와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권리가 있다”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WTO 제소에서 60일간의 양자 협의기간을 뒀다. 이 기간 중 양국이 타협에 실패하면 WTO 패널을 통해 판정을 하게 된다. 중국의 반도체 시장규모는 190억달러로 세계 3위이며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은 20억2000만달러(2003년 기준)다. 미국의 전격적인 제소 결정은 미국 제조업체의 경쟁력 상실로 일자리가 줄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대선(大選)정국의 표심(票心)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상무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갑작스러운 미국의 WTO 제소는 중국으로서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압력도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몬태나주)은 18일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이 11월 2일 미국 대선 전까지 위안화 절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세계교역 규칙을 위반하고 있는 중국에 충분한 압력을 가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이 10년간 유지해 온 달러-위안화 페그제(Peg System·변형된 고정환율제도)를 폐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매년 200억∼40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까지 밀물처럼 쏟아져 중국으로 유입되는 달러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1994년 이후 달러당 8.27위안으로 묶여 있다. 선진 7개국(G7)이 중국을 ‘환율유연성 부족국가’로 지목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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