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기사 조작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하월 레인스 전 뉴욕 타임스(NYT) 편집인이 월간지 애틀랜틱 5월호 기고에서 ‘때늦은 후회’를 털어놓았다. 그가 심경을 피력한 것은 NYT를 사임한 지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는 우선 “(블레어씨가 쓴 기사의) 정정보도문을 꼼꼼히 읽고 대처했더라면 조작수법을 알아챌 수도 있었다”며 세밀하게 주의하지 않았던 점을 인정했다.
레인스 전 편집인은 또 “몇몇 기자들은 내 표정이 너무 험악해 말을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편집국을 너무 세게 몰아붙인 점을 반성했다.
그는 9·11테러 이후 편집국에 더욱 분발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자들이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됐고 편집국이 전쟁터로 바뀌었다는 점을 과소평가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하나의 실수로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발행인에게 편집국의 예산동결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2002년 경제 여건이 호전됐어도 편집국 예산은 동결된 상태였다.
블레어 사건이 터졌을 때 설즈버거 발행인은 TV나 다른 매체와 인터뷰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했다. 레인스 전 편집인은 “주저앉아 몰매를 맞는 것은 최선의 전략이 아니었다”며 이를 후회했다.
그는 NYT의 문제점으로 ‘불평 투성이의 분위기’ ‘정시 출퇴근 관행’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보도’ ‘될 대로 돼라 식의 사설’ ‘경쟁에 대한 무관심’ 등을 지적했다.
“USA투데이와 월스트리트 저널은 독자를 위해 광범위한 주제를 신문에 담으려고 한다. NYT는 독자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경제, 사회적 현상들을 무시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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