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지식인들 “피의 악순환 그만”…‘폭탄소년’ 비난

  • 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20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창설자 아메드 야신이 피살된 지 나흘째인 25일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재차 다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온건파 지식인들은 폭력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어린이를 자살폭탄 테러공격에 이용하는 행위에 대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비난 여론도 쏟아졌다.

하마스는 이날 알 아라비야 TV에 보낸 비디오 테이프 성명을 통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표적으로 지목했다. 이 테이프에는 복면을 쓴 하마스의 조직원이 “원숭이와 돼지의 자식들이 고통스러운 죽음을 맛보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평화운동가 사리 누세이베 등 팔레스타인 온건파 지식인 60명은 이날 일간지 ‘알 아얌’에 실은 광고를 통해 “야신 암살에 대해 폭력으로 보복하면 이스라엘의 재보복을 초래하는 만큼 평화적이고 현명한 인티파다(민중봉기)로 다시 일어서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24일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이스라엘군을 공격하려다 붙잡힌 후삼 압도(16)처럼 어린이를 이용한 자살폭탄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후삼을 보낸 이들은 분명 자신의 자식을 자살폭탄 공격에 내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의회는 27일 특별회의를 열어 야신 암살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수위를 논의키로 했다. 특별회의에 상정될 안건에는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 재검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비난결의안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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