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총통은 29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비록 총통 선거에서 근소한 차로 이겼지만 2000년 선거 때보다 150여만 표를 더 얻었다”면서 “내가 승리한 것은 대만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이 주권 독립국가라는 사실에 대해 국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2006년 새 헌법을 제정하고 2008년 시행한다는 계획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30일 성명을 내고 “또다시 (천 총통이) 몰염치하게 분리주의와 대만 독립을 주장했다”고 강력 비난했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무산되는 한이 있어도 무력을 동원해 국가 통일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천 총통은 헌법 개정에 대해 “대만 독립의 시간표를 짜는 게 아니며 대만의 현상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도 없다”면서 “현재 하나의 중국은 존재하지 않으나 장래 가능할 수도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상할 용의도 있다”고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려 애썼다.
천 총통은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총통 당선자 증서를 받았다.
한편 국민-친민 야당 연합은 29일 밤 천 총통과 뤼슈롄(呂秀蓮) 부총통의 당선 무효 소송을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야당은 소장에서 “즉각적인 재검표, 총격사건의 진상 규명, 총격사건 이후 내려진 국가비상조치의 정당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총격사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대만에 도착한 미국 전문가팀은 1차 조사 결과 천 총통의 복부 상처가 최근에 난 것이며 총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대만 일간 중국시보가 30일 보도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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