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혼 100쌍 중 8쌍은 국제결혼

  • 입력 2004년 3월 31일 15시 55분


지난해 결혼한 100쌍 중 8쌍은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혼 건수는 2002년에 비해 15% 늘어난 167만1000건(하루 평균 458건)으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은 31일 내놓은 '2003년 혼인, 이혼 통계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급증하는 외국인 배우자=지난해 1년 동안 국내에서 혼인 신고를 한 304만9000건 가운데 외국인과 결혼한 건수는 2만5658건. 2002년(1만5913건)에 비해 61.2%나 늘어났다.

전체 혼인신고 건수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12쌍 중 1쌍 꼴인 8.41%로 △2000년 3.69% △2001년 4.76% △2002년 5.19%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춘석(李春錫) 통계청 인구분석과장은 "혼인신고 자료로 집계한 만큼 외국인 배우자와 함께 사는 내국인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며 "남자들은 국내에 들어온 중국동포 여자와, 여자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본이나 미국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남자와 중국(조선족 동포 포함) 여자간 결혼이 1만3373건으로 전체 국제결혼 건수의 52.1%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1403건 △일본 1242건 △필리핀 944건 순이었다.

반면 한국 여자는 일본 남자와 결혼한 건수가 261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미국(1237건), 중국(1199건), 캐나다(223건) 등이었다.

▽보편화된 이혼=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결혼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많은 16만7100건으로 2002년(14만5300건)보다 15.0% 증가했다. 특히 전년 대비 이혼 증가율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8.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만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도 남자가 8.7건, 여자가 8.6건으로 인구 1000명 가운데 이혼자가 17명을 넘어섰다.

20년 이상 살다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도 2만9800건으로 2002년(2만2800건)보다 30.7%, 10년 전인 1993년(3100건)보다는 무려 861.3%나 늘었다.

이혼 사유로는 경제문제가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전체 이혼 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에는 10.7%였지만 지난해에는 16.4%로 5.7%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배우자 부정은 8.1%에서 7.3%로 이혼 사유 비중이 줄었다.

▽5쌍 중 1쌍은 재혼 커플=이혼 증가로 재혼 커플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커플 중 남녀 모두 재혼인 비율은 3.9%. 또 이혼남이 처녀와 결혼한 비율은 12.6%, 이혼녀가 총각과 결혼한 비율은 5.8%로 배우자 중 한 사람 이상이 재혼인 비율이 22.3%나 됐다. 10년 전인 1993년(12%)에 비해 그 비중이 갑절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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