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불만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18일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을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불거졌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 전했다. 파키스탄이 비NATO 동맹국 지위를 얻으면 차관으로 미국의 군사물자를 구입할 수 있고 우선권도 갖는다.
파키스탄이 한국 일본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의 동맹국 지위를 얻으면 대량으로 미국산 전투기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파월 장관의 이슬라마바드 방문 직후 “파키스탄이 미국에 F-16 전투기(40대) 구매를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파월 장관은 이슬라마바드 발언 이틀 전 인도에서 “미국과 인도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고 말한 바 있어 인도 정부는 ‘뒤통수를 맞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인도가 걱정하는 대목은 파키스탄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가질수록 다루기 어렵다는 점. 인도는 미국의 후원을 등에 업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인도-파키스탄 평화협상에 대해 다른 조건을 붙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리즘’에 대한 강경조치를 언급한 것도 대테러전을 빌미로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인도의 불만이 커지자 미국은 “인도와의 관계는 장기적 파트너십,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대테러전쟁을 위한 단기적 협력”이라며 달래고 있지만 인도의 의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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