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럭운전사 2억3900만달러 복권 당첨

  • 입력 2004년 4월 2일 16시 10분


은퇴한 미국 트럭기사가 1일 미 복권 사상 두 번째 최다금액인 2억3900만 달러(약 2727억원)에 당첨됐으나 "대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26년간 해마다 919만 달러(약 105억원)를 받는 대신 1억4100만 달러(약 1609억원)의 일시금을 선택했다.

미 윈체스터 출신의 트럭기사인 J. R. 트리플릿은 이날 버지니아 주 복권 당국에 자신이 당첨됐다고 통보했다. 이번 복권은 2월20일 추첨된 것으로 그는 한 달반 정도 지나서야 당첨된 사실을 당국에 알려주었다.

트리플릿은 2월21일 TV뉴스를 보고 자신이 당첨된 것을 알자 35년을 함께 산 아내 페기에게 "여보, 당첨됐어"라고 말했다. 페기는 무덤덤한 남편과는 달리 울음을 터뜨리며 무릎을 꿇고 신에게 감사기도를 드렸다.

48년간 트럭을 운전했던 그는 1일 "당시 대단한 일이 아니어서 나는 그렇게 흥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아내는 "지칠 때까지 쇼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리플릿은 당첨금을 받기도 전에 죽은 친구의 무덤에 비석을 사서 세워주었다. 아내 페기는 "이게 (당첨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리플릿은 "돈이 좀 생기면 친구 무덤에 비석을 세워주겠다고 기도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지니아 주 복권 당국은 그동안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아 복권이 분실됐거나 훼손됐을 것이라는 억측이 분분했다고 소개했다. 또 트리플릿이 1일 만우절에 당첨 사실을 알려와 거짓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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