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 새 후보지]쿠르드족 자치지역…비교적 안전

  • 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54분


남대연 국방부 대변인이 2일 이라크 북부지역이 한국군의 파병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남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병지역을 변경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해 했다.     -변영욱기자
남대연 국방부 대변인이 2일 이라크 북부지역이 한국군의 파병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남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병지역을 변경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해 했다. -변영욱기자
국방부는 2일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한국군 파병후보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지역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두 곳은 후세인 정권의 탄압을 받아온 쿠르드족이 1991년 걸프전 이후 자치권을 행사해온 지역으로 미군 및 연합군에 대한 적대 활동이 적어 정부가 지난해 말 처음 이라크 파병지를 결정할 당시 키르쿠크와 함께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두 곳 모두 당초 한국군의 파병예정지였던 키르쿠크보다 1.4∼1.5배 넓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현재 단 270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이들 지역 역시 테러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실정이다. 2월 1일엔 아르빌의 쿠르드민주당(KDP) 당사 건물에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10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 아랍계 테러단체들이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의 이란 및 터키 국경지역을 통해 이라크 내로 숨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의 국경지대는 이라크 국경수비대에 맡기고 나머지 지역인 아르빌 남부나 술라이마니야 중부 중 한 곳을 한국군이 담당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지형, 기후, 보급 편이성, 임무수행 용이성 등을 검토해 최종 파병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파병후보지가 연합군의 주요 보급지인 쿠웨이트에서 먼 이라크 북부로 결정됨에 따라 보급 편이성이 파병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방부는 공중 보급을 위해 우리 군 수송기를 직접 이라크에 가져가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재 아르빌 공항은 터키 민간기업이 재건작업을 벌이고 있어 당장 이용이 가능하지만 술라이마니야 공항은 복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빌에는 또 몇 년 전부터 국내 건설업체가 활동하고 있어 민사(民事)작전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방부 일부 부서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선 ‘어차피 파병이 늦어진 만큼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테러 발생이 거의 없었던 술라이마니야 지역이 파병지로 힘을 얻을 수도 있다.

한편 일각에선 아예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후보지 두 곳은 전쟁 중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아 우리 파병부대의 재건지원 필요성이 적고, 미미한 파병활동은 외교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파병부대 규모를 다소 조정하거나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한국군의 새 이라크 파병 후보지 비교
지역아르빌술라이마니야키르쿠크(당초 파병예정지)
면적(km²)14,47117,02310,391
인구121만6000명150만2000명150만명
중심도시(주민 수)이르빌(86만명)술라이마니야(66만명)키르쿠크(85만명)
종족쿠르드족 자치구로 대부분 쿠르드족쿠르드족 40%, 아랍 30%, 투르크멘족 30%
치안상황이란계 테러단체 안사르 활동, 쿠르드 정치세력에 대한 테러 발생테러단체 안사르, 바드르 등이 활동 중이지만 큰 테러사건 없었음안사르, 와하비 등 핵심 테러단체들이 집중 유입되면서 테러 급증
피해율(학교 기준)40%31%58%
기존 미군 주둔 병력100여명170여명300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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