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올드미디어(old media)인 책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미 일간지 USA 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전 미 백악관 테러담당보좌관 리처드 클라크의 저서 ‘모든 적에 맞서(Against All Enemies)’ 등 최근 발간된 정치 관련 서적들이 CNN, 폭스뉴스 등 TV 뉴스와 인터넷 등 이른바 뉴미디어(new media)를 밀어내고 표심을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와대 바실 탈보트 교수는 “책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국가의 본질’에 대해 생생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펄로뉴욕주립대 제임스 캠벨 교수는 “최소한 20세기 선거운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며 이번 현상을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테러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 클라크 전 보좌관의 책은 60만부가 판매되면서 이미 미국 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워터게이트사건을 보도해 퓰리처상을 받았던 밥 우드워드의 책 ‘공격계획(Plan of Attack)’도 정치적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 백악관 관계자들은 곧 발행될 이 책이 이라크 공격 결정을 둘러싼 내부의 이견을 드러낼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이 밖에 저널리스트 론 서스킨드가 발간한 ‘충성의 대가(Price of Loyalty)’는 부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 사담 후세인 제거를 결심했다고 폭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과 베트남전을 다룬 책 ‘의무의 여행(Tour of duty)’도 케리 후보 지지자와 반대자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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