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징후 미리 포착 9·11 막을수 있었다”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41분


미국의 9·11테러조사위원회가 이르면 7월쯤 발표할 예정인 최종보고서에 ‘9·11테러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는 결론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경우에 따라 미 대선정국에 메가톤급 충격파를 던질지 모른다며 조사결과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5일 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테러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9·11테러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는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자체 조사와 전현직 고위관리들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미 당국은 9·11테러 직전인 2001년 여름에 드러난 위험 징후들의 연결성을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덧붙였다. 2001년 여름에 드러난 위험 징후는 △알 카에다가 미국 항공학교에서 테러리스트들을 교육시키는 것 같다는 FBI 정보 △알 카에다 요원의 미국 입국 등.

특히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9·11테러 직전 테러공격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었지만 대(對)테러 예산을 늘려달라는 FBI의 건의를 묵살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위원회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앞서 4일 토머스 킨 9·11테러조사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은 “조사내용 중 일부를 보고 놀랐으며 (발표되면) 국민도 놀라게 될 것”이라며 “FBI가 테러 수개월 및 수일 전에 확보했던 정보를 제대로 종합했더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테러 대응을 맡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9·11테러 이전에 다른 업무에 매달려 대응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보좌관이 스탠퍼드대 교수 시절 동료였던 이 대학 국제학연구소의 코이트 블래커 소장은 “라이스 보좌관처럼 강대국 관계에 초점을 맞춰 훈련 받아온 학자들에게 테러리즘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다”며 ‘라이스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분명하게 밝힐 것은 우리가 그 (테러) 공격을 막을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나는 공격을 막았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증언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라이스 보좌관은 8일,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과 재닛 리노 전 법무장관, 로버트 뮬러 FBI 국장과 루이스 프리 전 FBI 국장 등은 12, 13일 증언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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