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버드 상원의원(민주당)은 7일 이라크 사태를 ‘베트남전의 메아리’라고 표현했다. 반면 고든 스미스 상원의원(공화당)은 “베트남전과는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영국 BBC방송은 “이라크 사태를 베트남전과 비유하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베트남화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제2의 베트남에 대한 우려=이라크를 처음으로 베트남에 빗댄 사람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 그는 5일 “현 상황에서 이라크는 ‘조지 W 부시의 베트남’”이라고 했다.
이어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포로 경험까지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은 6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에 대해 잘못된 낙관론을 펴면 정말 베트남전 때와 같은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도 “빨리 이라크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과는 다르다=그러나 BBC방송 인터넷판은 8일 “이라크 사태는 베트남전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전은 14년을 끌면서 미군의 절반 이상이 투입돼 6만여명이 사망한 반면 이라크 사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규모라는 것. 이라크 파견 병력은 미군 전체의 4분의 1 정도인 13만5000여명이고 사망자 수는 620여명에 그친다.
베트남에서처럼 전국적 규모의 민중봉기가 일어나지 않았고 영국의 전폭적인 협조도 베트남전 때와는 차이점이다. 또 이라크전은 이미 미국이 승리한 상태여서 민중봉기가 확산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그러나 BBC는 “두 전쟁의 차이가 크더라도 베트남전의 그림자가 부시 대통령에게 드리워졌다”고 지적했다.
UPI통신도 “이라크를 베트남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조기에 진압되지 않으면 베트남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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