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니까 전투 준비를 갖추고는 있지만, 내전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못 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군의 희생자가 속출하면 국내에서 철수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군을 제외한 36개국 총 2만4000여명의 연합군은 그동안 미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저항세력의 공격이 없진 않았지만 희생자는 미미했다. 특히 파병목적이 도로 보수, 상수도 시설 개선 등 인도적인 목적임을 강조하며 이라크 민심을 무마했다.
그러나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 추종 세력이 봉기한 이후 이라크 중부와 남부를 거쳐 북부 키르쿠크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폴란드 불가리아 영국 등 연합국의 병력도 전투에 휘말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알사드르의 민병대 공격을 받아 자국군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하자 7일 전략지역인 쿠트에서 1650여명 전원을 철수했다.
스페인도 민병대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의 경찰서와 성지 등을 장악하자 종족 및 종교 지도자들과 권력이양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나시리야에서는 민병대와 충돌한 이탈리아군이 12명의 부상자를 냈다.
레셰크 밀레르 폴란드 총리는 7일 “국민들이 병사들이 숨지는 극적인 장면을 보게 되면 철군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은 사태가 악화되자 파병한 자위대 500여명의 활동을 일절 중단시킨 상태.
카르발라 지역에서는 불가리아군이 시아파 저항세력의 공격에 직면하자 외무장관이 미국에 병력 지원을 요구해 미군이 급히 4대의 헬기와 헌병 소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자체 방어만도 벅차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 내 충돌이 계속 확산되면 미군도 자체방어를 위해 연합군을 지원하기 힘들어지며 결국 연합국들은 추가파병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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