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9·11 한달전 보고받았다”…백악관 정보보고서 공개

  • 입력 2004년 4월 11일 18시 57분


미 백악관은 9·11테러가 발생하기 36일 전인 2001년 8월 6일 일일 정보보고(PDB)를 10일 공개했다.

‘빈 라덴, 미국 내부 공격계획’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알 카에다 조직이 미국 내부에 상륙해 조직원 활동을 돕기 위한 지원체제를 갖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 보고서가 백악관의 종전 입장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보여주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격 시기나 장소에 대한 언급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보고서의 비밀해제를 위한 사전검토 과정에서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지우고 발표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

▼관련기사▼
- 美언론-유족들 라이스 면피성 증언 비난

▼빈 라덴, 미국 내부 타격 계획▼

▽미국 비행기 공중납치 첩보=놀라운 위협 보고 내용으로 …(삭제된 부분)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억류된 과격파들의 석방 교섭용으로 미국 항공기를 공중납치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확인하지 못했다.

연방수사국(FBI)은 2001년 미국 내에서 알 카에다 세포 조직이거나 비행기 공중납치 등을 위한 준비활동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수상한 사안을 최소한 70건 조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빈 라덴의 미국 테러공격 징후=비밀정보와 외국 정부,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빈 라덴이 1997년 초부터 2001년 초까지 미국 내에서 테러 공격을 자행하려 한 징후가 있다.

98년 아프가니스탄 내 알 카에다 기지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후 빈 라덴은 추종자들에게 워싱턴 내에서 복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TV 인터뷰에서 “싸움터를 미국으로 옮길 것”임을 암시했다.

2001년 5월 알 카에다가 조직원을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잠입시켜 폭발물을 이용한 공격을 하려 한다는 전화 제보가 아랍에미리트 주재 미 대사관을 통해 접수됐다. 이에 따라 중앙정보국(CIA)과 FBI가 조사 중이다.

▽빈 라덴의 테러 준비=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빈 라덴의 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은 실제 공격 수년 전부터 준비에 착수하며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단념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빈 라덴의 조직원들은 두 대사관을 93년부터 정찰했으며 케냐 나이로비 세포조직의 일부 조직원들은 97년 체포돼 추방됐다.

▽미국 국내와의 연계=알 카에다 조직원 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살았거나 미국을 들락거렸다. 이들 중 일부는 미국 시민권자이며 특히 미국 내 테러공격 지원망을 구축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첩보가 입수됐다.

동아프리카 우리 대사관 폭파 모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2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은 미국 시민이었다.

98년 한 비밀정보원은 뉴욕에 있는 빈 라덴 세포조직이 공격요원으로 무슬림 아메리칸 청년들을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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