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알 자지라 방송이 처음으로 석방 소식을 보도한 지 19시간 만인 이날 밤 10시40분, 인질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3명 중 1명 처형 위협’ 보도가 ‘긴급뉴스’로 타전됐다.
AFP는 역시 알 자지라 방송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으나 일본 언론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석방 소식의 진위는?=처음 ‘사라야 알 무자헤딘(무자헤딘 여단)’이 인질 3명을 24시간 내에 석방하겠다는 내용을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발표한 시각은 11일 오전 3시. 납치범들은 알 자지라 방송에 보낸 팩시밀리를 통해 ‘이슬람교 성직자 단체의 요청에 부응해 일본인 인질을 24시간 이내에 석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 직후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인질들이 석방될 것이라는 연락을 복수의 루트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혀 일본 국민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도 알 자지라 보도의 신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며 “하지만 일본인 인질들의 얼굴을 볼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실제 오후 3시반경 일부 일본 방송과 통신에는 석방 보도가 나왔다. 일본 TBS 방송과 지지통신은 알 자지라 방송을 인용해 “일본인 인질 3명이 무사히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0분 후 알 자지라 방송은 즉각 인질 석방 보도를 부인했다.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일본 외무성 부상도 이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요르단에 설치된 일본인 납치 현지 대책본부장인 아이사와 부상은 암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질 석방 사실과 소재, 안부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일본 내 반응=이라크 내 종교단체 등에 팩시밀리와 인터넷 e메일을 통해 ‘인질들은 반전론자며 이번에도 이라크를 도우려 입국한 사람’이란 점을 강조하며 석방을 호소했던 시민단체들은 ‘즉각 철수’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9∼10일 실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이 ‘인질이 다칠 경우 총리 책임’이라고 답했으며 36%는 ‘희생자 발생시 총리 사임’에 동의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위대원 사상자도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해지면서 철수론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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