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대출이 급증하고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례적으로 자산가격에 거품이 형성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11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또다시 올렸다. 작년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급준비율 인상 정도로는 대출 급증을 막을 수 없다며 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멈추지 않는 과열=중국에서는 은행권의 ‘묻지마’ 대출이 기업의 ‘마구잡이’ 투자로 이어져 높은 인플레이션을 낳는 구조가 굳어졌다. 올 1, 2월 고정자본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났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전했다.
철강과 시멘트산업은 대표적인 과열 부문으로 지목돼 대출이 제한됐지만 올 1, 2월 투자는 작년보다 각각 173%, 133%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물과 전기가 크게 부족하고 수송부문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물가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주요 생필품 가격은 1년 전보다 8.3% 올랐다. 쌀 밀 등 곡물류 가격은 28.4%나 치솟았다.
지난해 말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2조위안(약 280조원)에 이르며 올 들어 다시 20% 이상 증가했다.
인민은행은 12일 “과다한 대출이 부실채권을 낳고 금융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자율 인상 주문=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지급준비율을 6%에서 7%로 올렸고 11일 다시 7.5%로 인상했다. 3월에는 은행끼리의 대출을 줄이기 위해 은행간 금리도 올렸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은행권으로부터 1100억위안(약 15조원)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올려 자금 공급을 더 줄이지 않으면 조만간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홍콩 주재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이 정도의 과열을 안고 경제가 연착륙한 전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고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이 갑자기 늦춰질 위험이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고민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9.1%였고 올해 1·4분기(1∼3월)에도 9%가 넘었다. 올해 목표치는 7%.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최근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거시경제적인 조치를 한층 강화하겠다”고만 밝혔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베이징 사회과학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금리인상이 필요한지는 앞으로 2, 3개월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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