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12일 일본인 인질 3명을 납치한 세력과 일본의 중재역을 자처한 인물을 이렇게 묘사했다.
45세의 둘라이미씨는 바그다드 서쪽 사막지대에 모여 사는 둘라이미라는 씨족의 대표 인물.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하급 장교였던 둘라이미씨(45세)는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비판하면서 프랑스로 몸을 피했다. 이때 이라크 민족주의 계열 단체 ‘이라크인 권리보호연맹’에 합류해 반 후세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엔 미국이 구성한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알자지라 TV 등 아랍 방송에 출연해 “IGC는 미군정의 사무국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면서 민족주의 세력이 단결해 점령군에 저항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외국 체류 시절 둘라이미씨는 사업가로 이집트 카이로, 시리아 다마스쿠스 등을 오가며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는 여러 번 만났으며 그에게 호감을 표시할 정도로 가깝다.
지난해 12월 아랍연맹이 이라크에 대표단을 보냈을 때 그의 부하들이 시리아 국경까지 나가 대표단을 바그다드로 안내한 것으로 미루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추측된다.
이런 배경 때문에 그가 인질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일본 정부가 ‘돈’을 벌기 위한 사업가의 노림수에 놀아나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