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무바라크, 중동구상 장애물”…정상회담에 ‘찬물’

  • 입력 2004년 4월 13일 19시 05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동 구상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비판해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상회담 요지=양국 정상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철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의 일환이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반유대인 감정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사태에 대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저항세력은 소수이며 현재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 파장=워싱턴 포스트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최근 수개월 동안 부시 행정부의 중동지역 정치개혁 방안을 폄훼하거나 방해해 왔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75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야말로 비상계엄으로 23년간 국가를 통치한 뉘우칠 줄 모르는 독재자”라면서 “이슬람 정치운동에 대한 그의 탄압이 알 카에다의 활동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으며 알 카에다 고위 지도부의 상당수가 이집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이에 발끈해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이 워싱턴 포스트를 지배하고 있으며 양국 우호관계의 싹을 자르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NDP측은 또 “이집트의 독특한 환경을 감안할 때 개혁은 밖에서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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