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는 12일 이들 가운데 마이클 울리와 토머스 신호스트라는 인물의 사례를 소개했다.
울리씨와 신호스트씨는 현재 적대관계에 있다. 울리씨의 ‘듀이 스퀘어 그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에게 정치 자문을 하고 있고, 신호스트씨의 ‘페더 라슨 앤드 신호스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의 선거자금 모금을 거들고 있기 때문.
그러나 선거철이 지나면 두 업체는 파트너가 된다. 제너럴모터스(GM) AT&T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을 위해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는 일에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이들은 각각 친분이 두터운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을 나눠 맡아 공략한다. 큰 이슈가 걸린 대기업은 두 회사를 모두 고용해 공동 전선을 펼치도록 할 때도 있다.
아메리칸대 의회·대통령학연구센터의 제임스 서버 소장은 “후보를 도왔던 전략가는 기업이 알고자 하는 후보의 시각과 관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로비스트로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비판도 적지 않다. 정치인을 위해 일하다 나중에는 기업을 대변해 그 정치인에게 로비를 펼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도 이를 알기 때문에 자신들이 선거운동을 해 당선된 의원에게 직접 접근하는 방식은 피한다. 대신 선거 때 알게 된 선거운동원이나 조직책과 유대관계를 맺은 뒤 선거 후 이들을 고용해 측면로비 활동을 벌이도록 한다. 이렇게 고용된 중간 로비스트들은 지역 유지나 단체를 움직여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쓴다. 때문에 정작 의원들은 자신이 조직적인 로비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거전략가가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붐이 인 것은 10여년 전. 하지만 그 이전에도 정치 무대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로비스트로 변신한 사례는 적지 않다.
헨리 키신저 전 외무장관이 대표적인 인물. 최근의 성공 사례로는 이라크 재건사업의 보안시스템 부문 사업을 따낸 ‘너르USA’의 사례가 손꼽힌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코언이 설립한 코언그룹의 로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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