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가족 "살아남은 두딸은 보내주세요"

  • 입력 2004년 4월 13일 23시 40분


“남은 두 딸만이라도….”

딸 3명을 이라크에 군인으로 보냈다가 막내딸을 잃은 미국인 부모가 국방부에 남은 딸들의 귀국을 간청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위스콘신주에 사는 존 위트머 부부는 가족 웹사이트에 이라크에 파견된 딸들의 사진과 ‘계속 기도하세요. 그들이 거의 집에 올 시간입니다’라는 내용의 격려 메시지를 올려놓았다. 그러나 11일 메시지는 막내딸 미셸의 전사 소식을 전했다.

미셸 일병(20)은 9일 바그다드에서 지프를 타고 가다 매복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그의 부모는 미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일시 귀국한 쌍둥이 언니 채리티(24)와 레이첼이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군 당국에 요청했다.

아버지 위트머씨는 “지난 1년처럼 또 1년을 살 수는 없다”면서 “우리 가족이 경험한 희생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이었다”고 말했다.

레이첼은 미셸과 같은 제32헌병대에 근무하고 있다. 이 부대는 곧 본토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현지 치안사정 악화로 귀국이 120일 연기됐다. 채리티는 지난해 말 이라크에 파견됐으며 위스콘신 주방위군에서 의무병으로 근무 중이다.

주방위군 지휘관들이 두 딸을 다시 이라크로 보내지 말아 달라는 위트머씨 부부의 요청을 국방부에 전달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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